새로운 경험

[TIL/WIL] 2022년 11월4일 스파르타코딩클럽 내일배움캠프(항해99의 국비ver) 미니프로젝트 발표

시바카오 2022. 11. 6.

1.

 객관적으로 팀의 프로젝트 기여도가 가장 낮은 내가 발표를 맡기로 했음.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아웃라인과 세부적인 코드 내용 하나까지 모두 아우르는 실력과 시각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발표라고는 하지만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수준의 프로젝트가 아닌지라 내가 맡아도 괜찮을거라 조원들이 납득을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없는 성격이지만 조원들 모두가 노력해서 만들어낸 작품을 나의 발표로 그 가치를 훼손시킬까 그거 하나가 큰 걱정이었다.

결과적으로 발표 중간에 Zoom이 컴퓨터의 리소스를 많이 먹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컴퓨터가 버벅이며 작품 구동이 잘 되지 않아 내가 무척 당황했던 순간을 제외하고는 나와 팀원들이 의도한만큼은 발표를 잘 진행한듯하여 다행스러웠다.

 

2.

 7분짜리 제출용 녹화도 원래 내가 진행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녹화 프로그램이 내 컴퓨터에서 전혀 구동이 되지 않고 반디캠과 같은 대체 프로그램도 작동하지 않았다.

윈도우키+G를 눌러 녹화하는 자체 녹화 기능도 작동하지 않았다.

혹시 하기 싫어서 내가 어떤 수를 쓴 것 처럼 오해를 받을까 걱정이 되었다.

정은님께서 여러모로 바쁘고 고단한 와중에 내가 해야할 역할을 대신 짊어주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오해는 없었으면한다.

 

3.

 오프라인 모임이었다면 내가 식사나 차라도 한 잔 대접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기프티콘을 쏘는 것은 버스 무임승차료를 내는듯한 느낌이 들어 내가 가진 유일한 재주라 할 수 있는 사주풀이로 재능기부를 하고자 하였다.

조원 1명을 제외하고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조금 무안했다. 다들 인생에 별 굴곡이 없나보다. 

 

4.

 솔직히 이번 미니프로젝트에서 사실상 내가 한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이 부분은 튜터님과 상담시에도 말씀 드렸었다.

아직 나는 기초적인 학습 부분이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합류한지라 뭘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며 다행이 실력있고 이해심 많은 팀원분들을 만나서 배우면서 따라가고 있다고 말씀 드렸었다.

그래도 백수십명에서 이백명에 달하는 사람들 앞에서 작품을 발표할때는 그런것에 대해서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팀원들의 의견이 있었고, 방명록 제작을 맡은것으로 기입하기로 했다.

 

 나의 주관으로는 지금 당장 모르고 못 한다는 것이 창피한 게 아니라,

부트캠프 과정을 한창 진행하는 중에 노력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 되어 크게 뒤쳐진다거나 부트캠프를 마무리한 뒤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시간을 보냈다면 그 게 창피하고 부끄러울 결과이지,

지금 당장은 연습 프로젝트와도 같은 이번 프로젝트로 어떠한 평가를 받을 것도 아니고 수료 이후의 내 인생 계획에 큰 문제가 되거나 팀원들에게 지장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하고싶지는 않았다.

 

 물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도 겉만 포장하여 속 빈 강정이 되고 싶진 않다.

앞으로 노력해서 열심히 따라가면 되는 것이니까.

적어도 나는 비슷한 내 나이 또래의 대다수의 평범한 주변인들보다 비교적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하며 삶의 굴곡 또한 크고 잦았기에 적어도 이러한 문제에 대한 생각은 그러했다.

그렇지만 이런 사소한 사안으로 요란한 빈수레가 되고 싶지 않았고 실력 없는 자존심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거니하는 생각에 따르기로 했다.

동기들보다 시작은 늦었을지라도 그리고 20년이 지났을지라도 내가 코딩을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기에 현시점으로부터 내가 다시 무언가를 배우고 익한다는 것에 몸이 적응을 하고 러닝커브를 타게 되면 즐기면서 잘 해 낼 자신이 있다.

중간에 내가 흥미를 잃거나 나의 투자병/사업병이 다시 도져서 확 끌려 가지 않는한 큰 맘 먹고 시작한 코딩 수험생의 길이기에 각오만큼은 남다르다.

 

5.

 발표 결과물을 보고 생활코딩 잠깐 들었을때 습득한 몇가지 스킬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마 버튼 크기나 모양을 맞추는 방법이 있을텐데.

글의 배열을 보기 좋게 균일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텐데, 페이지의 레이아웃을 일정하게 나누어서 내용을 배치하는 방법이 있을텐데하는 생각들이었다.

괜히 내가 나서서 망치느니 이러한 스치는 생각의 실천은 다음번 프로젝트로 미루기로 했다.

 

6.

 프로젝트가 끝난 다음날인 11월5일 모처럼만의 주말에 사실 그동안 쌓인 자괴감과 스트레스를 좀 해소하고 싶어 여자친구를 만났고 영화나 한 편 보러가려고 했다.

그러나 대기업 사원이자 전국구 스펙깡패이며 대학원 졸업예정자로서 졸업논문 마무리 과정이 매우 바빠보여 나는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로하고 옆에서 생활코딩 강의를 들었다.

생활코딩의 CSS강의를 다시 들으며,  5번 문단에서 스쳤던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며 '아 이거였구나'하며 바보 도 트는 소리를 내며 다음번에는 활용해보고자하는 욕구가 생겼다.

 

7.

 그보다 더 앞선 시간인 새벽시간에 스파르타코딩클럽에 로그인해보니 Javascript 기초강의가 배포가 되어 있었다.

역시 VOD강의구나.

내배단 VOD강의에서 노이로제 걸릴 정도로 혐오하게된 '코드스닛펫 딸깍', '복사 붙여넣기'에 이미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는 것은 '흥미'이다.

 코딩으로부터 나를 가장 많이 떨어뜨려 버린 '코드스니펫 딸깍, 복사 붙여넣기', '저도 다 몰라요, 외울필요 없어요'에 PTSD가 왔다. 지금까지 처럼 지급되는 강의를 무조건 신뢰 하면 절대 안 될 것 같다.

  '내가 이상한건가, 내 머리가 이렇게 나빴나'하는 자괴감에 다시 빠지며 '코딩'을 내 인생에서 '삭제' 해버릴까 두려워 이건 그냥 '나에게 맞지 않는 강의'라고 받아들이고 거르기로 했다.

이번에 지급된 강의는 다를수도 있겠지만 그 PTSD가 쉽게 사라질것같진 않아서 무조건 신뢰하지는 않기로 했다.

취할건 취하고 버릴건 버려야지.

 

8.

 항해99가 400만원대의 부트캠프인데, 내가 직접 지불하진 않지만 국가에서 2천만원의 교육비를 '대납'해주는 '내일배움캠프 of 스파르타코딩클럽'이 도대체 항해99와 무슨 차이가 있으며,

항해99보다 더 퀄리티가 높으면 높아야지 더 낮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를 알 수 없고 캠프에 참여한 스스로도 납득 할 수 없어 폭풍검색을 다시 한 번 시전했고, 이러한 내용의 글을 어떤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어떤 블로그로부터 퍼온 자료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랬다.

회사는 미워하되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미워하지 않는다.

아웃소싱이든 전속계약이든 정규직이든 파트타임이든 나와 인연을 맺으신 모든 튜터님들과 매니저님들 그리고 관련 직원 여러분들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그분들이 무슨 죄가 있겠나.

자본주의에서 회사라는 것은 영리추구를 최우선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며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수익을 내고자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임.

'국가 지원', '세금'과 같은 것들이 '눈먼돈'과 이퀄 관계를 만들어 버릴 만큼 관리 감독이 소홀한 공무원집단의 실책이자 한계인 것. 

 

9.

 TIL/WIL 하나 작성하는 순간에도 창작의 고통이 나의 온 몸을 휘감는데, 옆에서는 수백페이지가 넘어가는 논문을 작성하고 수정을 반복하는 와중에도 한숨소리 한 번 내지 않는 여자친구가 있었기에 나는 다시 한 번 생활코딩에 집중해 보았다.

나의 심금을 울리는 한 마디가 날아와 꽂혔다.

'앞으로 가야할 험난한 여정과 넘어야할 산을 바라보며 내가 이 것 밖에 되지 않나' 하는 낙담을 하지 말고. '그래도 내가 이만큼 발전했구나.

시작하던 시점에 비하면 이만큼이나 내가 할 수 있구나'에 포커스를 맞추어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배움에 매우 이롭다는 말이었다.

가슴에 와닿았다.

리쓴투마 헕 빝.... 맞다.

그렇다.

한국인들은 남들과 나 스스로를 비교하며 부족하고 모자란 것, 가지지 못 한 것들에 집착하고 갈구하며 그것을 인생의 모티베이션으로 삼고 삶을 '억지로'나마 굴러가게 하는 연료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공룡썩은물이라 불리는 기름 얘기를 잠깐 해볼까한다.

부정의 연료를 순간 가속과 폭발력이 강한 '디젤'에 비유한다면,  긍정의 연료에 비유할 수 있는 '가솔린'은 중후반 가속에 유리하며 엔진소음과 차량의 유지보수에 더 유리한 장점이 있다.

디젤은 힘이 강하고 비교적 '저렴한'(지금은 고급휘발유값이랑 맞먹음)대신에 차량 부품들의 내구성을 더 많이 갉아먹으며 사람 가슴의 생채기와 응어리에 비유할 수 있는 기름 찌꺼기와 잿덩이가 뭉친 '슬러지'가 계속해서 쌓여 차량의 수명 자체를 단축시킨다. 아무튼 길게 보면 가솔린이 더 낫다는 뜻.

 

부정적인 에너지가 분노로 치환되고 동기부여가 되었을 때 순간의 폭발력은 강할지라도 그게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말이며, 긍적의 에너지가 순간 폭발력은 크지 않더라도 지속가능한 발전과 동기부여에는 더욱 유리하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자가용을 바꿨지만 디젤차를 소유해본것은 딱 1번이다.

그 차를 타면서 내 인생의 마지막 디젤차라는 생각을 매일 했다. 

마찬가지로 부정의 연료가 내 인생의 모티베이션이 될 기회는 앞으로 없을것이다.

나는 이제 인생을 길게 보고 빠른 속도보다 방향을 잃지 않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잡설이 너무 길었다.

 

결론은,

 

열심히 살자. 지금까지 결국 삶을 놓아버리지 않았던 것처럼. 딱 그것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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