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

[WIL] 2022.12.11~2022.12.17

시바카오 2022. 12. 19.

언제나 그랬듯

 

정체기를 겪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된다.

 

뚜렷한 목표도 의욕도 희미해지고

 

무기력감이 온 몸을 감싼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무엇을 공부해야하는지

 

왜 이런 노력을 해야하는지

 

어떤 계획과 실천이 필요한지 머리로는 알고 있다.

 

그러나 자꾸 지친다.

 

시작과 동시에 퍼진다.

 

매 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지치지. 너무 힘들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체력과 정신력의 연비가 좋지 않음이 원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 평생을 '효율'을 찾는 데 매달렸던 것이다.

 

궁금하다. 나의 간절함은 진짜 간절함이 아닌 것일까. 

 

나의 노력은 진짜 노력이 아닌 것일까.

 

뇌기능의 문제인지 호르몬의 문제인지 또는 단지 동기부여의 문제인지 그 건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살아온 지난 날들의 누적된 실패 경험들로부터 비롯된 '무기력'이 너무나 큰 산이다.

 

넘어서기가 너무 벅차다. 그 누구도 도울 수 없고 스스로 넘어야만하는 숙제이고 나만의 임무다. 

 

정말 나에게는 그게 쉽지가 않다.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너무 무기력하다.

 

사실 항상 그래왔다.

 

누구보다 원대한 목표와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희망찬 항해를 시작한다.

 

첫 번째 폭풍우를 만난다.

 

가진 자원과 정신력, 체력의 대부분을 소진한다.

 

항해를 포기한다.

 

또는 지금과 같은 폭풍우가 다시는 없을것이라는 기대와 약간의 요행을 바라며 꾸역꾸역 항해를 이어간다.

 

설상가상 더 큰 폭풍우와 함께 해적선을 만난다.

 

얼마 남지 않은 자원을 모두 빼앗기고 체력과 정신력은 그 순간 모두 소진된다.

 

항해를 포기한다.

 

내 인생은 언제나 그래왔다.

 

항상 방법을 찾아 헤맸다.

 

근본적인 체력과 정신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

 

그 노력조차도 꾸준함과 결실을 맺기까지 굉장한 육체적 강인함과 자원이 요구되었다.

 

얼마 가지 못 해 포기했다.

 

이제 잘 모르겠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내 인생이라는 항해를 마무리지을 역량이 되는 선장인지,

 

남의 인생에 편승하는 것,

 

타인의 인생 항해길에 선원으로 합류하여 살아가는 인생이 내가 행복할 길인지.

 

잘 모르겠다.

 

개발자가 되겠다는 이번 항해도 마찬가지다.

 

셀 수 없을만큼 많은 크고 작은 도전들을 해왔다.

 

항해를 해봤다.

 

멀리 가본적이 없다.

 

시작과 동시에 또는 얼마 되지 않은 항해길에 항상 나의 배는 난파되어 조각이 났다.

 

그러한 과정에 나는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럴거라 믿고 싶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러한 수많은 실패 경험의 누적이 나의 멧집이 된 것이 아니라,

 

되려 아물지 않는 상처만 더 늘어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그냥 딱 한 마디로 정의가 된다.

 

'반복된 실패 경험으로 인한 무기력'

 

불과 한 두 해 전에 인생에서 가장 큰 난파를 겪었다.

 

사실 그 때 나는 죽었어야하는데, 타인들의 도움으로 목숨만 간신히 건졌다.

 

그 때 나는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을 모두 버리고 다른 인격을 가졌어야 하는 것일까.

 

이것이 다 절대자의 뜻이라면 나는 욥의 인생을 살고 있는것과 같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었다.

 

딱, 끝나지 않을 만큼만. 다시 살아날 수 있을 만큼만. 항상 실패하고 좌절한다.

 

이번에는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을 때 결국 다시 살아나긴 했다.

 

그러고 다시 지난일을 잊기라도 한 것처럼 또다른 항해를 준비하고 시작한다.

 

같은 실패를 반복한다.

 

나의 의지로 다룰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한 좌절. 

 

내 힘으로 무언가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을 다시 한 번 느낌.

 

이것이 계속 반복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생각을 한다. 인생은 코딩이 되어 있는것 같다고.

 

내 인생...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그러한 경험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면 나는 가만히 있으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도전한다. 사실 실패할 것을 알고도 또 도전한다.

 

삶이 지루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죽지 못 해 사는 거. 지루하고 심심하니까 그 고통을 자처하는 과정과 다름 없는 것 같다.

 

언젠가 동물 실험에 대해 본적이 있다.

 

그 동물이 개였는지 쥐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한정된 공간에 가둬두고 특정 위치에서는 죽지 않을 만큼의 전기자극을 받게 실험공간을 구성해둔다.

 

갇혀있는 동물은 처음엔 깜짝 놀라 그곳에 다시 접근하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 그 전기 자극에 노출된다고 한다.

 

도파민 중추부를 자극해서였을까...

 

나도 그럼 실패에 중독이 된것일까...

 

남들은 멋있다 잘하고있다 그 게 다 단단해지는 과정이라고 한다.

 

정작 나는 잘 모르겠다.

 

단단해진 것 같지도 않고, 실패 속에서 얻고 성장한 것이 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런 거 없는 거 같다.

 

상처만 더 커지고 두려움도 더 커지고 무기력감만 더 커진다.

 

내가 뭘 해야 행복할지,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숨쉴때마다 고민하지만 정말 정말 모르겠다.

 

해봐도 뻔할것이라는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그러한 답을 구해놓고 있는 것을 애써 외면할 뿐이지 사실은 그런 마음을 이미 갖고 있는 것 같다.

 

노력해봐야 끝은 뻔하다는것. 그러나 그 걸 알면서도 중독처럼 다시 시작하는 항해가 내 인생의 소명인것일까.

 

절대적인 기준에서의 '작은 도전'도 나에게는 온 정신과 체력을 모아 집중시켜야 그나마 모양새라도 갖출 수 있다.

 

결국 같은 말의 반복이다.

 

지나온 내 삶의 다른 형태로의 재현일 뿐이다.

 

그냥 도전과 실패 반복 무기력.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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